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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그램의 글쓰기

9일차, 지극히 주관적인 노후 준비

by 다3 2023. 5. 11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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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활비 줄이기에 성공하니 일년 천만원 예산이 어렵지 않다. 이번달에 많이 쓰게되면 다음달에 덜 쓰면 된다.
2023년 현재 남은 예산은 730만원. 8개월동안 사용하기 아주 널널하다. 절대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힘 하나도 안들이고 쓸거 다 쓰면서 이렇게 줄였다는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.

연 천만원 예산이 어렵지 않게되니 노후 준비 아주 심플해졌다.
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고 계산했다. 내 자산도 어느정도 비례하게 투자를 통해서 늘어날 것이고, 수입도 늘어날테니까.

난 계속 직장인을 할게 아니라서, 돈과 관련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아주 소극적으로 월 200만원을 기준으로 했다.
70살까지 경제활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앞으로 남은 기간은 35년.
보수적으로 계산해서, 넉넉히 반은 쓰고 반은 노후 자금으로 저축한다고 생각하면, 35년동안의 미래가 확보되는 것이다.
70살 + 35살이니 이미 105살! 충분하다!

여기에 이미 모아둔 1억 5천만원의 금액과 200만원을 초과하는 월 급여는 투자용으로 사용하여 월 배당금이나 이자수익을 내는 방향이면 충분한 비상금이 된다. 정기적인 여행이나 취미활동도 이 수익으로 충당이 가능하다.

핵심은 너무 간단해서 민망할 정도이다. 수입의 반만 지출하고 반을 노후 대비용으로 저축하면 된다. 1+1이다. 이번달에 수입을 만들면 71살의 나도 수입이 생기는거다.
나의 경우 돈을 벌기위해 내 시간을 희생해야하는걸 극도로 싫어하는 편이다.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. 지출을 줄여서 어떤 일을 하든 최저임금정도만 벌면 되도록 세팅하고 싶었다.

이 심플하고 명쾌한 아이디어를 방해하는 요소가 집이다. 우리의 월급을 초라하게 만드는 것은 어찌보면 월 지출액과는 비교도 못하게 비싼 집값이다. 집은 경제적인 여유와 심적인 여유를 동시에 앗아간다.
나의 경우 노후를 맞이할 집을 이미 가진 상태이다. 자가를 소유했다고 할 수는 없고, 그저 길바닥에서 자지는 않게 해줄 시골집이 있다.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던 곳이며, 현재는 주말에 방문하는 집이다. 작년에 일을 그만두고 시골에서 지내보니 너무 좋았다. 도시에선 당연한 냉난방비도 식재료비도 들어가지 않는 시골집이 감사하다. 아파트보다 할 일도 많고, 자연과 생활하다보니 자존감이 떨어질 일도 없다. 취미이자 일상이 여행인 곳이다. 나는 이곳에서 내 노후를 보내기로 결정했다.

이 모든 플랜이 가능한 이유는 내가 비혼인 덕분일 것이다.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려면 자연히 많은 것들을 소유하려 할 것이고, 자연속에서 사는 삶도 어려웠을 것이다. 결혼을 하든 안하든, 어떤 결정이든 장단점이 있다. 나라는 사람의 성향에 맞는 선택은 비혼이다. 그리고 이 선택이라서 정말 다행이다. 무언가를 확정짓지 않고 아직 내 스스로에게 기회를 더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. 나는 아직 배울게 많다. 아직도 경험과 배움이 더 필요한데 억지로 남들만큼 살으려 욕심을 부렸다면 끝없이 자책만 했을 것 같다. 감사한 비혼 생활이니 장점을 최대한 잘 누려야지.
10년 20년 뒤, 나는 내 자신과 더 친해져 있을거다. 나를 더 잘 이해하고 현명하게 아껴주겠지. 나의 노후 모습이 기대된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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