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아직 20대 후반정도의 마음인데, 사회적 나이는 30을 훌쩍 넘기고 서른다섯이라는 숫자가 되었다. 공감이 가지 않는 수치이다. 딱히 일상에서 이 숫자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지도 않아서 가끔은 내가 이정도를 살았다는걸 까먹기도 한다.
하지만 엄마아빠를 보면 현실을 체감한다.
40대의 모습으로 영원할 것 같았는데, 어느덧 환갑을 넘기시고 근육이 빠져나가는 체형을 볼때면 마음이 아프다. 아직은 두분이 경제활동도 활발하고 크게 아픈 곳도 없어 젊어보이시다가도 뒷모습을 볼때면 유독 마음이 쓰인다. 왜 이렇게 마르셨는지 슬프다. 근력운동을 더 하라고 괜히 다그치기도 한다.
부모님이 없는 삶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.. 혹여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을까봐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.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지 다짐한다.
짧은 영상을 찍다가 무심코 엄마를 카메라에 담았는데, 엄마가 웃으며 포즈를 취하다 갑자기 유언을 남기셨다. 엄마가 없는 삶도 올거야. 그때 이 영상을 보면서 엄마 생각해.
애써 웃으며 찍고 있었는데 들을수록 슬펐다. 그날의 영상은 꽤나 길어졌고, 나는 이 영상을 평생 간직 할 것이다.
생명이라는게 참 아이러니하다.
모두가 본인의 끝은 죽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. 그리고 이 죽음이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. 그러면서도 미래를 향해 달린다. 잔인하게 느껴질때도 있다. 가혹하다.
우주 속 아주 작은 먼지만한 지구 안, 수-많은 생명체 중의 아주 작은 아무개 89476495277495번째 인간으로써 할수 있는건 딱 하나겠지.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정신.
법정스님의 말씀처럼 왜 살아야하는지 고민하지 말고, 일단 즐겨야겠다.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고민해야겠다.
엄마 아빠 가족들 그리고 내가 아끼는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엔 그들에게 집중하고 충분히 즐길 것이다. 표현 할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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